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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신경 실조증과 커피

by 봄날의 햇님 같은 2023. 3. 4.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아침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드립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다.
커피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유명하다는 커피집 원두를 사서 핸드드립 커피를 내려 마신다.

좋은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책을 보거나 글을 쓰며 쉬는 게 취미이자 낙인 사람이라
모닝커피 한잔은 매일의 시작을 설레게 하는 큰 기쁨이었다.

 

 


그런 커피를 못 마시게 되었다.

코로나 확진 후 2주 동안 무사히 이겨내고 일상으로 복귀해서 조금씩 정상화되어간다고 생각될 즈음이었다.
아침에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데 머리가 띵~핑그르르 돌았다.
앗~! 어지럼증의 시작?
그럴 리가???
 (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커피를 마신 후 약 15분이 지나면 흡수되기 시작해 교감신경에 자극을 주면서 몸의 활력을 끌어 올려준다.)

2~3시간 동안 가라앉기를 기다렸던 어지럼증은 이명까지 심해지며 나아질 기미가 보이이지 않아 이비인후과 진료를 보았다.
메니에르병이 재발되었다는 진단을 받았다.
 
1. 카페인, 술 금지
2. 저염식이요법
3. 마그네슘, 칼륨 섭취
4. 가벼운 운동
5. 충분한 수면

병원에서 처방해 준 내용이다.
다른 건 하나도 맘에 걸리는 게 없었다.
그렇게 하면 되는 거고, 하고 있던 것도 있었고^

그런데 카페인 금지는 너무 큰 좌절을 주는 처방이었다.
 
하지만 어지럼증이 심해서 일상생활이 어려울 지경이어서 커피를 마실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3개월 동안은 커피를 아예 마시지 못했다.
 
일상의 소소하지만 큰 행복 중 하나가 사라진 것이었다.
코로나 후유증 증상에 시달리며 힘든 시간을 보내며 무기력, 우울감이 높아졌던 이유 중 하나가 커피를 마시지 못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평소 카페인 민감도가 높은 체질이 아니었음에도 갑자기 커피 한 모금에 어지럼증이 시작된 상황 자체가 당황스러웠다.
그 뒤 컨디션이 좀 나아졌다고 생각될 때 커피 마시기를 시도해볼 때마다 어지럼증은 다시 나타났다.
 
이유가 궁금했다.
 
커피를 마셨을 때 몸에서 느껴지는 변화

  • 머리 위쪽이 긴장된다.
  • 머리 안쪽이 풍선처럼 부푸는 느낌이 든다
  • 눈과 머리에서 열감이 느껴진다.
  • 귀 안쪽에서 팽창감이 느껴진다.

카페인은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작용을 한다.
교감 신경 흥분으로 인해 무언가 과항진된 반응이 일어나 머리 쪽에 긴장을 높이는데 영향을 미치는 반응으로 정리가 되었다.
 
커피를 마시면 반응은 즉각적이게 나타났고, 컨디션을 체크하는데 활용하기도 했다.
커피를 마시지 못하니 대체 음료로 디카페인 홍차, 루이보스티, 허브차를 마셨다.
하지만 커피를 마실 때처럼 행복하고 설레지 않았다.
 
그렇게 5개월이 지날 즈음 디카페인 커피를 마셨는데 어지럼증이 나타나지 않았다.
머리가 뜨거워지는 열감과 귀 안쪽의 팽창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디카페인이어도 커피는 커피였다.
카페인이 아예 안 들어있지는 않았기 때문에 조심스러웠지만 밤늦은 시간은 피해서 하루 한 잔, 낮 시간에 마셨다.
 
그렇게 디카페인 커피로 카페인 민감도를 조금씩 올려주며 2주간의 적응 기간을 거치며 조심스럽게 제대로 된 커피를 마실 준비를 했다. 호흡 습관 바꾸기도 열심히 했다. 그렇게 1달여 만에 드디어 커피를 마시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 후유증에 시달린 지 6개월 만이었다.

하지만 확실히 예전에 비해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는 증가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하루 한잔 이상 마시면 눈과 귀에서 열감이 느껴진다. 브레인 포그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자율신경계 실조증, 자가 면역 이상 반응과 연결시켜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증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 후유증으로 만성 피로증 후근에 시달리며 커피를 마시고 각성 상태를 올려보고 싶기도 했었지만 어지럼증에 대한 두려움과 체력 저하로 하지 못했다.
 
자율신경계 실조증 증상으로 밤에 잘 때 등이 뜨거워지는 느낌으로 수시로 깨어났었고 식은땀을 흘리기도 했었다. 손발이 차갑고 시려서 옷을 엄청 껴입고 난방을 과하게 하기도 했다. 가스비, 전기비 폭탄을 맞았지만 아픈 것도 서럽고 힘든데 추워서 긴장하면 더 몸에 안 좋은 것 같아 최대한 체온 유지에 신경을 썼다. 그런 증상은 2~3개월 지나면서 차츰 사라지기도 했고, 줄어들었다.
 
보통 교감신경이 흥분되면 커피를 마셨을 때 심장이 벌렁거린다든지, 침이 마르는 등의 반응이 일반적인데 어지럼증과 이명이 나타나는 반응은 살면서 처음 겪는 일이라 심리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었다.
 
누군가는 커피 그 정도 안 마시고 살면 되지~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 커피 한 잔은 유일한 휴식이자, 하루 에너지를 충전시켜 주는 배터리였다.
 
지금도 가끔 코로나 후유증 증상으로 두통, 근육통, 시력 저하, 열감등이 느껴질 때마다 기분이 다운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었잖아!' 그 생각 만으로도 감사함으로 전환되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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